작년 이맘때 쯤 처음으로 한 해를 정리하면서 블로그에 2021년 회고 포스팅을 했었다. 역시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서 다시 52주 중 마지막 주를 맞이했다. 올해는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기억들을 만들어낸 한 해였다. 9개월동안 11개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추억도 많이 쌓았고, 계획에는 없었던 인연으로 내년을 준비하게 되는 기회도 되었다.
매 해가 이렇게 흘러가지만, 이번 2022년은 유난히도 그냥 보내기 아쉽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올해의 장면들은 대부분 여행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다. 거의 1개월 주기로 나라와 도시를 옮겨가며 지내다보니 참 많은 경험과 기억들이 남는다. 밀도 있는 한 해였다. 물론 열심히 했지만 기대를 전부 충족시키지 못했던 유튜브와 인스타툰도 있었고, 일과 여행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아쉬운 경험들이 있기도 했다. 공항에 배웅나오면서 한 순간도 불행하지 말라던 동생의 이야기에 기필코 불행한 순간을 허용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삶이란 다짐하는 대로 다 되는건 아니었다.
많은 경험과 기대, 좌절, 성장이 있었던 2022년을 지나오면서 남은 발자국을 돌아보고 또 한번 정리해본다.
요즘 생각들
여행이 끝나면서
- 전 직장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하루 하루의 동력으로 삼았던 2022년의 야심찬 세계 여행은 흐르는 시간 속에 끝내 마무리됨.
- 틀에 박힌 삶이 싫었고, 대책은 없지만 그냥 떠나보고 싶었음
- 설레는 마음에 기대도 많이했고 뭔가 다녀오면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믿었음
- 2021년 겨울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
- 통장 잔고가 상당히 줄었을 뿐..?
- 하고 싶었던 것, 해봤던 것
- 여행하면서 유튜브 채널 운영해봤는데, 잘 안됐음. 들이는 시간은 되게 많았는데… 아쉬움
- 인스타툰도 피드백이 없으니 오래가지 못했음
- 크리에이티브한 컨텐츠 생산은 우리 길은 아니었던 걸로.. 💦
- 그래도 예쁜 카페에서 노트북 펴고 일도 해보고, 시간 되는대로 여행도 많이 함
- 주마등
- 여행이 끝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감성에 젖어 지난 여행 기간을 찬찬히 떠올려봄
- 왠지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가 인생을 회고하는 기분?
- ‘아, 인생 별거 없구나’ 하는 깨달음
- 되돌아 볼 수 있는 행복한 순간들을 모으는 것이 정답일지도
- 내가 가진 행복에 대하여
-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으로 존재함에 대한 행복
-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여유에 대한 감사
- 주변과 비교하는 삶의 보잘것 없음
인연으로 계속되는 일
- 원래는 여행과 동시에 일을 하지 않을 작정이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스타트업의 스카웃 제의를 받음
- 주 20시간, 100% 유연, 재택근무 조건
- 덕분에 여행하면서 일할 수 있었음
- 내년에는
풀타임
근무를 통해 함께 성장을 도모할 예정- 약속된 지분과 따라오는 책임감
- 그리고 지분 내재화 기간 조항에 따라 멀어지는 창업 -> 아쉬움
- 개발 팀장으로서의 퍼포먼스 책임감 더블업 📈
- 능력있는 경영진과 함께 성장할 생각에 설렘
-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할 일이 있으니 기분 좋음
-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구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
- 여행하면서 계속해서 개발 함
- 미국특허청(USPTO) 데이터를 사전에 정의한 스키마로 파싱하는 소프트웨어 제작
- 이 외에도 raw 데이터와 DB를 다루는 여러 기능이 있는 CLI 툴으로 구현
- 팀원과 함께 사내 도구를 만드는 재미
- 국문 특허나 해외 특허에도 동일한 스키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상화
- AI 바우처 사업
- 팀 규모가 작아 AI 모델 개발 외주 사업에 참여
- 외주 인력 및 작업물 관리 경험
-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적의 모델 및 학습 방안을 발견
- 자체 NLP 모델 개발
- AI 바우처 사업에 더해 유사 특허 분석 모델 개발 주도
- 자체적인 학습, 검증 데이터 구성
- AI 바우처에서 개발한 기존 모델 대비 두배 이상 높은 성능 확보 🚀
- 나.. 아직 죽지 않았구나… 😎
백엔드
개발- 특허 DB 관련
- CLI 도구
- 검색 API
- 기타 서비스 API
AI
모델 서빙- eager mode serving
- vector search engine
- 된다 장담하고, 되게 만드는 경험 -> 뿌듯
- 특허 DB 관련
- 협업 방식 기획
YouTrack
->Asana
->Monday
->Notion
Project Management Tool 대이동- 더 효율적인 업무 방식에 대한 고민
- 다양한 시도를 기꺼이 수용해주는 고마운 팀원들
- 현재 진행형 🌱
- Github Action CI/CD 구성
- 해외에서도 계속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 역시 한번쯤 해볼만한 경험이다.
건강
- 작년 겨울,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에 걱정이 많았는데
- 여행하면서 하루 1만보씩 걷다보니 출발 전에 비해 5kg이 빠졌다
- 술도 많이 안마시니 돌아오는 건강. 다행.
- 곧 이사하고 삶이 정착되면 운동도 더 열심히 해야지!
공부
- 여행하면서는 정신없이 일하거나 놀거나 하다 보니 공부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음
- 최근
ChatGPT
의 출현에 관심도 뜨겁고,GPT4
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문도 들리는데 - 내 전공 도메인에 관련한 공부를 소홀히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함이 엄습함
- 개발하면서 부산물로 습득한 지식들도 일종의 공부이지만
-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논문도 읽고, 책도 읽어야겠음
- 업무가 끝났을 때 유튜브 보다는 밀리의 서재를 실행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 가끔하는 건 도전. 꾸준히 하는게 습관.
인생
- 내가 살고 싶은 방식으로 2022년을 보냈다.
- 한 해 자체가 충전의 기간이었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음.
- 아직은 이뤄놓은 것이 별로 없기에 즐겁게만 사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느낌.
- 올해의 경험을 가슴에 묻고 더 단단한 마음이 필요할 듯.
정리
- 나에게 2022년은 떠나보내기엔 너무 아련한 한 해.
- 해외에서 쌓은 개발 경험과 내 퍼포먼스에 대한 입증 경험
- 다시 돌아온 한국, 더 무거워진 어깨
- 빠르게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주도하는 것이 여전히 내 목표.
- 작년 회고 때는 흥분됐었는데, 이번 회고를 작성하면서는 꽤 차분한 마음임
- 2023년도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