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유튜브에서 지적 대화를 나누는 컨텐츠를 보다가 이 책 “Originals”가 “와비파커”와 함께 언급된 적 있다. 왠지 모르게 나도 알고 싶어져서 책을 주문해서 책상 위에 올려놓은지 꽤 시간이 지났다. 표지 위의 먼지가 점점 쌓여갈 때 쯤 드디어 집어들고 책장을 넘겼다. 하루 15분 책읽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소모된 이 책을 기리며 독후감을 남겨본다.
Originals
저자 애덤 그랜트는 세상을 변화시킨 “리더”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했는지를 실험과 사례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와비파커”라는 기업의 창업 스토리부터 너무나도 유명한 “마틴 루서 킹”이나 “스티브 잡스”의 사례들까지, 우리가 이전에는 전혀 다르게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 하나 흥미롭게 짚어낸다.
“대세에 순응하지 말고 다른 시점에서 독창적으로 바라봐라”는 말은 어찌 보면 식상할 정도로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러나 어떻게 독창적으로 바라볼 것이며, 그 독창성이 야기하는 충돌들을 지혜롭게 돌파하는 방법에 대해 듣다 보면 새로운 지식이 뇌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아주 대단하다 싶은 사람들도 결국은 다 “사람”이기에 그들이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두려움, 의구심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참 좋았다.
나는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고 있고 그것은 보통 세상에 대한 도전이기에, 미리 선배들의 도전 사례를 듣고 싶었고 그들로부터 무언가 배우는 것에 목말라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미지의 정글로 향하면서 주머니와 백팩에 장비를 하나씩 챙기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책 초반부에 등장하는 인터넷 안경점, 와비파커의 창업 스토리는 정말 흥미로웠다. 방어적 회의론자가 되어 본인의 비즈니스에 대해 검증하고, 학위를 계속하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창업주들의 태도가 인상깊었다.
어쩌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가 모두 대학을 중퇴하고 사업에 집중했다는 이야기 때문에, 나는 “배수의 진을 치고, 모든 것을 사업에 쏟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들 조차도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간(?)을 보면서 계속 대학에 다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무릎을 탁 쳤다. 본업을 그만두지 않고 근무 후와 주말에 사업에 신경썼던 사람들이 더 객관적으로 본인의 사업을 평가할 수 있었고 사업 성공률(Exit 확률)이 높았다는 통계는 놀라웠다.
아, 실패하지 않는 사업이 성공하는 것이로구나.
그제서야 자기계발 유튜브에서도 회사를 다니면서 사업을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가 많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의 생각과 전혀 반대되는 사례나 실험 결과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나의 사고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것 만으로도 책을 읽으면서 꽤나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책의 중후반부에서는 나의 독창성 뿐만 아니라 “경영자” 혹은 “팀 리더”의 입장에서 구성원들의 독창성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파트에서 나는 이미 10명의 팀원들과 함께하는 스타트업 CEO가 되어있었다. 저자 애덤 그랜트는 와튼 스쿨 “조직 심리학” 교수인 만큼, 조직 운영에 대한 통찰력 있는 방법론들을 실험 결과를 통해 통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험 결과는 보통 상황에 따라, 조직의 지향성에 따라 달랐다. 나중에 이 책은 교과서처럼 한번 더 읽어 봐야할 것 같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고 방식에 대해 “창업 과정” 부터 “설득”, “아이디어 검증”, “기업문화”,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누구에게나 추천해줄만한 것 같다.